🏥 서울아산병원 신관 2인실 8박 9일 입원후기 / 수술후기 / 병실료

2021. 11. 17. 01:50What I love/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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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도 잘 안 걸린다고 너무 건강하다고 자만하고 평생 병원에 가 본 일이 손에 꼽을 정도로 없다가 올해 갑자기 큰 병에 걸리게 되면서 연달아 두 번의 큰 수술을 하게 되었다. 같은 병으로 투병중인 분들이 자세하게 남겨주신 글들 덕분에 많은 정보를 얻어 나도 치료과정에 대해 기록을 남겨볼까 했지만 치료하고 수술하고 병원을 왔다 갔다 하는것만도 혼이 쏙 빠져서 치료과정을 남기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또 힘들었던 과정을 상기하는 것이 나한테는 힘든 일이기도 해서 다른건 못하겠고 수술과 입원을 준비하면서 나도 그랬고 사람들도 많이 궁금해하는 2인실 병실 후기나 남길까 한다. 🤗

 

 

코로나 때문에 입원하려면 48시간 내에 시행한 코로나 검사 결과가 있어야 한다. 수술을 두 번을 하고 두 번째 수술은 전날 갑자기 밀리게 되고 입원중에도 열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바로 코로나 검사 해야 되서 올해만 코를 몇 번을 찔렸는지 기억도 안 난다.

 

 

 

서울아산병원 병실료

제일 중요하기도 하고 제일 궁금하기도 한 서울아산병원 병실료.

입원하는 날에는 몇인실로 갈껀지 내가 결정할 수는 없다. 당일 입원수속을 할 때 비어있는 병실로 자동 배정이 된다. 입원하기 전에 찾아봤을 때 입원 당일날 1인실로 배정된 사람들이 많아서 걱정을 하며 갔다. 1인실은 하루에 무려 46만원 ㄷㄷ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1인실 배정 받으면 일단 들어가서 적어도 하루는 지나고 다른 병실에 자리가 생겨야만 옮길 수 있다. 입원은 보통 수술 전날 하기 때문에 수술하고 힘들 때 1인실 배정 받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수술 하기도 전에 멀쩡한 상태에서 비싼 1인실에 들어가기는 싫었는데 나는 다행히 6인실에 자리가 있어 처음부터 6인실로 배정받아 입원할 수 있었다.

 

 

 

 

사실 6인실은 환자보다도 보호자가 훨씬 힘든 병실이다. 환자 침대랑 보호자 간이 침대 하나 들어가면 중간에 저 캐리어도 겨우겨우 들어가는 좁은 공간이다. 사진에 보이는 보호자 간이침대 바로 옆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옆에 다른 환자의 침대가 있다. 나는 6인실 가운데 자리에 배정 받아서 양 옆으로 다른 환자가 있어 특히나 힘들었다ㅠㅠ 심지어 옆에 있는 아주머니 환자는 간호사분께 내 침대가 자기 자리를 침범한 것 같다고 밀어달라고 하시기까지 했다. 간호사분이 바닥에 그어져 있는 선으로 확인하시고는 전혀 침범하지 않았다고. 침범하지 않아도 침범한 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6인실은 좁고 힘들다 ㅎㅎ 그리고 공간이 좁아 힘든것보다도 더 힘든것은 환자 한 명당 간호사가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평균 4번은 와서 상태를 확인한다. 그러면 6인실일 경우 밤새 간호사가 24번은 들어오는데 잠이 들만하면 깨고 들만하면 깬다 ㅎㅎㅎㅎ

 

 

 

아산병원 신관 2인실 (2인실은 넓어서 언니가 다리를 뻗어도 안 닿음 ㅎㅎ)

그래서 우리는 바로 다음날 2인실로 옮겨달라고 신청했다. 신청했다고 또 마음대로 갈 수 있는것도 아니고 자리가 나야 갈 수 있다. 내가 있던 6인실 병실에서만 나를 포함 3명의 환자가 2인실로 옮기겠다고 신청했는데 다음 날 3명 모두 2인실에 자리가 나서 옮길 수 있었는데 나만 창가자리로 배정받았다! 아산병원 신관 2인실은 창가자리와 안쪽자리가 있는데 창가자리가 훨씬 좋은 이유는 같은 2인실 자리여도 창가자리가 좀 더 넓기도 하고 또 서울아산병원은 무려 한강뷰다 ㅎㅎㅎㅎ 그렇다고 해서 창가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리가 나는대로 순서대로 배정되기 때문에 무조건 운에 맡겨야 한다. 그리고 2인실 안쪽자리에 있다가 창가자리로 옮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같은 인실에서 자리 변경은 불가능. 6인실에서도 중간 자리에서 끝자리로 옮기는 것 불가능. 무조건 다른 인실의 병실로만 이동이 가능하다.

 

 

 

2인실 병실 침대에 누워서 보는 한강뷰.

 

 

 

 

 

2인실에는 티비도 있고 혼자 쓸 수 있는 냉장고도 있다 😵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짜 넓다. 사진에 안 나온 오른쪽 부분에 보호자 간이 침대가 있다. 

 

 

 

 

신관 7층에 외부정원이 있는데 요기가 일몰 맛집이당... 우울한 병원생활의 한 줄기의 빛이랄까....

 

 

 

수술 전날 앞으로 다가올 무시무시한 날들은 상상도 못한 채 한강뷰 일몰을 즐기고 있었다...

 

 

배에 구멍을 4개를 뚫는 복강경 로봇수술을 했다. 5시간 정도의 긴 수술이 끝나고 나와보니 팔에 뭐를 많이 꽂아놨다.

 

 

 

 

회복실에서 마취에서 깨자마자 든 생각은 배는 구멍을 뚫어놨으니 당연히 아픈건데 왼쪽 팔이 너무 아파서 팔을 잘라버리고 싶을만큼 아팠다. 마취에서 깨자마자여서 말도 잘 안 나오는데 지나가는 간호사 선생님을 불러서 '선생님... 팔이 끊어질 것 같아요...' 라고 했더니 간호사 선생님이 '팔목에 꽂은 주사가 좀 아플거에요. 진통제 더 드릴게요' 라고 했다. 왼쪽 팔목에 꽂힌 주사바늘은 너무너무 아팠고 저 주사바늘을 5일을 꽂고 있었고 수술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흉터가 남아있다.

 

 

 

다리에는 혈전 예방을 위한 공기압 마사지기가 채워져 있었다. 

 

 

 

수술이 끝나고 나온 직후에는 이 무통주사 덕분에 고통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엄청 센 마약성 진통제인데 너무 아플 때 버튼을 누르면 소량씩 나오고 고통이 거의 없을만큼 줄어든다.

 

 

 

 

무통주사로 살만해 졌다고 착각한 나는 앞으로 다가올 무시무시한 일들은 상상도 못하고 언니에게 승리의 브이를 그렸다 ✌🏻

 

 

 

심지어 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까지 볼 수 있는 여유도 있었다 ^^ 괜찮은 줄 알았다. 이 정도 고통이면 수술도 할 만 하다 생각했다. 그 날 저녁부터 갑자기 미친듯이 어지럽기 시작했다. 무통주사 부작용일 수 있다고 했다. 머리가 빙빙 돌고 토할 것 같고 구역질이 나고 고통이 너무 심해 배를 뚫은 고통을 참는편이 더 쉽겠다고 생각해 무통주사를 멈췄다. 그런데도 구토감이 점점 더 심해져만 가서 휠체어에 실려 여기저기 끌려 다니며 몸 이곳저곳을 엄청나게 찍어댔는데 딱히 이상은 없었고 그냥 항생제 부작용이었다.

'항생제 부작용'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단어... 항생제 부작용으로 생수에서도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무통주사는 안 맞아도 됐지만 교수님이 항생제를 끊는 건 안 된다고 했다. 정신이 반쯤은 나간채로 며칠을 살았다. 

 

 

 

 

 

배가 아파서가 아니라 항생제 부작용으로 너무 힘들어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며칠이 지나가고 주사도 하나씩 뺄 수 있는 날이 왔다.

 

 

팔에는 시퍼런 멍이 남았지만 6일동안 꽂아놨던 아픈 주사만 뺐는데도 너무 편해졌다. 주사에서 해방이당~ 너무 좋았는데 피검사 결과 철분이 모자라다면서 철분을 링거로 맞아야 한다고 간호사님이 말했다.

 

 

손등에 다시 주사바늘이 꽂혔다. 손목 주사 다음으로 손등 주사도 아프다. 주사바늘을 꽂을때만 아픈게 아니라 뭐가 들어가는 내내 아프다. 주사바늘 싫어서 철분따위 필요없어요 라고 하고 싶었지만 첫번째 수술 전에 이미 빈혈이 있어서 문제였기 때문에 참고 맞아야지 생각했다. 내 피에 철분이 부족하다고 바로 이렇게 철분을 맞게 해 주다니. 참 친절한 병원이다 라고 생각했다.

 

 

 

 

 

이 무시무시하게 생긴 철분 2통을 몇 시간에 걸쳐 맞았다. 퇴원하고 알았다. 이 철분 한 통이 십 몇만원이고 비급여라 보험도 안 된다는 사실을. 이 비싼 철분을 나에게 아무 설명도 없이 두 통이나 맞혔다 ㅎㅎㅎㅎ  입원한 동안 병원에서 받은 그 무엇도 수술비나 입원비에 포함된 것이 없고 모두 다 청구된다 ㅎㅎㅎㅎ

 

 

이 폐활량 테스트 기구도

 

 

 

이 압박스타킹도

 

 

 

심지어 달라고 한 적도 없는 이 구강 스프레이 조차도 비용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도 없이 나중에 다 청구된다 ㅎㅎㅎㅎ 필요없는 것은 필요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용....

 

 

 

아산병원은 병원밥 맛집이다. 밥이 참 맛있다. 병원밥이 간이 이렇게 세도 된다고? 싶을 정도로 간이 세다 ㅎㅎㅎㅎ

 

 

 

심지어 매운 떡볶이가 밥으로 나온다. 이름만 매운 떡볶이가 아니라 진짜 개맵다. 울 언니가 다 먹었다.

 

 

 

아산병원 어플로 한식을 먹을 지 양식으로 먹을 지 미리 선택할 수도 있다. 밥이 참 맛있었을텐데 이것도 다 돈인데 항생제 부작용 때문에 걍 거의 다 못 먹고 버렸다. 아깝...

 

 

아픈 사람이야 본인이 아파서 수술한거니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일이지만 보호자가 더 고생이고 힘들다. 특히나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보호자 변경도 쉽지 않고 한 번 입원하면 보호자는 외출 절대 금지다... 입원 기간 내내 꼼짝없이 환자 옆에 붙어 있어야 해서 너무 힘들다. 나는 우리 언니 덕분에 살았다.... 언니 아니었으면 벌써 죽었을지도 모른다. 언니 고마웡....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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