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22. 00:02ㆍWhat I love/맛집 🍽
강원도에 며칠 있다 보면
강원도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들을 먹다보면
느끼느끼한 음식들이 땡긴다.
그래서 열심히 강릉, 양양, 속초쪽에 수제버거를 알아보다가
가격이 비싼 수제버거는
아.. 이 가격이면 서울에서 맛있는 수제버거 먹고도 남을 돈인데
조금 그나마 저렴한 수제버거는 별로 맛이 없어보이고
이 생각을 계속 계속 반복하다 파스타로 넘어간다.
강릉에 있는 여러 파스타집을 알아봤는데
진짜 가고 싶은 한 곳은 휴무
나머지는 다 전부 안 땡기지만
그나마 한 가지 꽂히는 게 있어 '농가의 하루'를 갔다.
um...
들어가기 전부터
저 옥상에 있는 철 지난 달 인테리어부터
입구에 있는 커다란 곰인형을 보는 순간
약간 마음이 불안해졌다 ㅎㅎㅎ
그래도 블로그에서 미리 본 식전 수프에 꽂혀서 꼭 먹어봐야 했다
(내가 본 것은 옥수수 수프와 누룽지 수프)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오늘의 차와 오늘의 수프가 눈에 띈다.
오늘의 차는 보이차
오늘의 수프는 강낭콩 수프였다.
omg ㅠㅠ
오픈키친이고 전체적인 인테리어도 깔끔했다.
강낭콩 수프도 제발 맛있기를 빌며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농가의 하루 메뉴
파스타와 피자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블로그로 미리 보고 갔기 때문에 비싼 건 알고 갔다.
강원도에 얼마간 살았던 내 동생이
강원도에서 싼 건 집값 뿐이라고 했다.
파스타든 피자든 케익이든
먹을거는 서울이 훨씬 싸고 맛있다고
그래서 나는 이 집도 강릉에 있으니까 비싼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갔다.
근데 여기 포스팅하려고 찾아보다 저 가격의 비밀을 알았다.
???????
헐
저 비싼 파스타 가격은 2인분 가격이었다.
근데 매장 내 메뉴에는 그 어디에도 양이 2인분이라는 설명이 없고
우리는 셋이 가서 파스타 2개에 피자 하나를 시켰는데도
직원분도 아무 설명이 없었다.
배신감....
심지어 네이버 배달주문에는 1인분 메뉴가 있다.
아주 합리적으로 보이는 가격으로
크림 불고기 생면 파스타 19.0
2인분 양인줄도 모르고 음식이 딱 나왔을 때
그릇이 엄청 크고 양이 많아서 깜짝 놀랬다.
이제서야 양이 왜 많았는지 이해가 된다.
농가의 하루 파스타는 생면을 사용한다.
보통 대부분의 파스타 가게들이 건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건면에 익숙하다.
생면과 건면은 아예 맛도 질감도 달라
다른 음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인데
생면은 조금 덜 쫄깃한 쫄면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나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파스타여서
면이 건면이냐 생면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둘 다 좋다.
그런데 농가의 하루 파스타에서는
생면을 사용한 것이 먹을수록 문제가 된다.
2인분의 많은 양을 한 접시에 담아놨기 때문에
면이 점점 불어 먹는 속도가 쫓아가질 못한다.
소스는 없어지고 면은 팅팅 ㅠㅠ
셋이 가서 5인분을 시킨 꼴이니 배는 엄청나게 부르고 ㅠㅠ
총체적 난국이다.
그래도 첫 입을 딱 먹는 순간은 맛있었다!
일단 소스는 엄청 맛있다.
소스는 진짜 참 맛있는데..
크림소스에 불고기에 양배추가 들어가있다.
달콤한 불고기와 달콤한 양배추와 느끼한 크림소스의 조합
크림소스 파스타에 보통 왜 베이컨이 들어가는지 먹으면서 느꼈다.
크림소스의 느끼함을 짠 베이컨이 잡아줬던 것이다.
농가 초당 순두부 생면 파스타 21.0
아주 살짝 매콤한 토마토 소스에
순두부와 해산물이 들어간 파스타
얘도 뭐 2인분이니 양이 어마어마하다.
근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의문이다.
도대체 왜 한 그릇에 2인분의 양으로 비싸게 파는것일까
물론 우리같이 모르고 5인분을 시킨 꼴이 되는 손님은
호갱이 되서 당장의 매출을 조금 올려 주겠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건 분명 좋은 전략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처럼 배신감에 기분이 상하는 손님이 있을수도 있고
미리 2인분인 걸 알고 먹은 손님도
저 많은 파스타를 먹다보면
아무리 맛있어도 질려버릴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얘는 생면이다. 계속 면이 불고 있다.)
원래 뭔가 살짝 아쉬운 듯 먹어야 다음에 한 번 더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 법
네이버 배달 주문으로 팔듯이
1인분의 양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다면
나는 몇 번이고 더 갈 의향이 있다.
농가 시카고 피자 21.0
화덕피자 비주얼인데 화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치즈 폭탄이 뭔지 보여주마 라고 얘기하듯 많은 치즈가 들어있다.
맛은 나쁘지 않다. 아니 사실 맛있다.
근데 우리 3명이 갔는데
2인분짜리 파스타 두 개에 피자까지 시켰으니..
피자는 싸갈 수 있으니 파스타를 어떻게든 많이 먹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어
피자는 한 조각도 제대로 못 먹은 것 같다.
순두부 생면 파스타는 어찌 어찌 노력해서
(아까워서 ㅠㅠ) 거의 다 먹었고
크림 파스타는 많이 남았고 피자는 반이나 남았다.
도저히 다 먹을수가 없는 양이다.
근데 음식이 나오고 먹다보니 든 생각
수프는?????
나 수프 먹으러 왔는데????
직원분께 말씀드리니 깜빡하셨다고 했다 ㅠㅠ
강낭콩 색깔의 강낭콩 스프다.
옥수수 스프랑 누룽지 수프가 아니라 아쉽긴 했지만
강낭콩 수프도 맛있었다.
근데 이게 이미 파스타랑 피자를 먹다 중간에 먹으니
그리고 파스타양이 어마어마 하다보니ㅠㅠ
맛있는데 거의 다 남겼다.
식전에 나왔다면 엄청 맛있게 먹었을 것 같긴 한데
또 한 편으로는 스프를 미리 먹었으면 파스타는 더 많이 남았을거다.
아무튼 스프 맛있다.
옥수수랑 누룽지 수프가 더 먹고싶어지는 맛이다.
밥을 먹고 나오니 달이 떴다 😅
농가의 하루 바로 근처에 테라로사가 있어 커피 마시러 갔다.
강릉 테라로사 경포호수점
커피 테이크아웃 하러 갔는데
매장이 너무 예뻐서 사진 몇 장 찍다가
물가 자리가 너무 예뻐 잠깐 앉았는데
모기가 사방에서 달려들어 10초만에 일어났다 ㅎㅎ
아메리카노 아이스 5.5
수박주스 7.0
가격이 특히 수박주스 가격이 후덜덜하다 ㅎㅎ
커피가 유명하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커알못의 입맛에는
뭐가 그렇게 다른건지도 잘 모르겠고
수박주스는 진정한 호갱주스다 ㅎㅎㅎ
당도 높은 함안 수박으로 만들었다는데..
우리는 싸구려 입맛인지 태국의 땡모반이 100배는 맛있당
땡모반의 찐 ~ 한 수박맛에 비하면
테라로사의 수박주스는 물을 1/3 정도 섞은 좀 밍밍한 맛이다.
테라로사 굿즈들과 원두
스텔라의 지극히 개인적인 별점
for 농가의 하루
2개 반!
★★☆
다시 가진 않을 것 같지만 파스타 소스나 수프는 맛있어요.
2인분 파스타가 어떻게 해결 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for 테라로사
2개 반!
★★☆
낮에 사진 찍고 앉아서 여유롭게 즐기면서 커피 한 잔 하기엔 괜찮을 것 같아요.
But.. 수박주스는 최악
별점 5개는 완전 100번 1000번 또 가고 또 먹고 또 쓰고 싶은
4개 반은 완전 좋긴 한데 살짝 2%가 부족한
4개는 완전 좋습니당 ~ 정도
3개 반은 추천합니당 ~ 정도
3개는 그저 그러네유 ㅠㅠ
2개 반 밑으로는 비추
● 에필로그
내 인생 최악의 파스타
몇 년 전 차를 빌려 한 달 동안 크로아티아 전국 일주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먹은 휴게소 파스타
세젤맛없다.
맛있다 맛없다의 맛없다가 아니고
정말 맛이 없다 무(無)맛이다 ㅎㅎ
코로나로 여행이 힘들어 시간이 날 때 마다 예전 여행 기록을 포스팅할 예정이다.
크로아티아 전국일주 스토리 기대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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