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ES AND ALL] 티모시 샬라메와 루카 구아다니노의 영화 본즈앤올 /이동진 평론가 야탑 CGV 언택트톡 후기

2022. 12. 1. 19:36What I love/Fil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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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왔다.

얼마 전에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GV를 모두 놓치고 너무 아쉬워 다음 꺼는 꼭 가야지 했는데 'Bones And All' 언택트톡도 또 놓쳐버림. 그런데 운 좋게 본즈 앤 올 추가 언택트톡이 열려 야탑 CGV에서 보고 왔다.

 

 

 

스포주의 🙅🏻‍♀️🙅🏻‍♀️🙅🏻‍♀️🙅🏻‍♀️

 

 

영화를 보러 갈 때 장르 정도만 알고 줄거리도 안 보고 가는 편이라 본즈 앤 올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에 티모시 샬라메가 나오네, 이동진 평론가님이 언택트톡 하네, 그럼 보러 가야겠다 하고 보러 갔다.

왓챠에서 장르에 분명 드라마, 로맨스라고 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제대로 보니 공포도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 비슷한 작품에 렛미인, 경계선이 있을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상상도 못 한 이런 무시무시한 영화일줄야. (예상하지 못해 2배로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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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평론가님은 언택트톡의 마지막에 본즈 앤 올을 '파격적이면서 참혹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숭고하면서 열정적인 사랑을 다룬 로맨스 영화'라고 하며 마무리를 지으셨다. 

 

 

 

또, 이동진 평론가님이 본즈 앤 올은 사람을 잡아먹는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여서 한 두 줄의 글로 된 소재나 줄거리만 보면 끔찍한 이야기라 영화가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공포영화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이 계속해서 나온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도 여름. 5월에 시작하여 8월에 끝나는 이 영화는 구아다니노 감독이 매런(테일러 러셀)과 리(티모시 샬라메)의 사랑을 여름의 넘치는 광량으로 축복하고 있다고 표현하셨다. 영화 내내 햇살이 반짝거리고 미국 중서부를 가로지르는 예쁜 풍경을 보다보면 이 영화가 공포영화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물론 시각적으로 너무나 충격적인 식인을 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이 영화의 장르가 당연히 공포, 호러라고 볼 수 있겠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런 무시무시한 장면들은 이 영화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무서운게 아니라 가슴이 저릿저릿하게 아프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충격 + 감동 때문에 갑자기 눈물이 팍 터질 정도로 슬프다.

 

 

 

영화의 초반부터 나오는 매런이 킴의 손가락을 먹는 장면이나 매런과 설리가 허먼 부인을 먹는 장면, 매런이 설리와 리를 먹는 장면의 고어함이 너무 강해서 굳이 식인을 하는 장면들을 이렇게까지 고어하고 기괴하게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매런이 식인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리도 식인을 하면서 등장시킴으로써 매런과 리라는 인물을 일반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혐오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영화는 먼저 드러내고 시작하는 거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매런과 리가 eater라는 것을 우리에게 숨기고 사랑하는 장면들만 보여주다가 영화 중반에서 사실 둘은 eater입니다~ 라고 영화를 풀어내는 것이 더 일반적일 수 있다. 그랬다면 관객들은 매런과 리에게 더 감정 이입을 잘할 수 있었을 테니. 하지만 본즈 앤 올은 처음부터 매런과 리가 eater라는 것을 드러냈음에도 우리 입장에서는 감정 이입을 하기 어려운 eater라는 두 인물에게 사실상 이입을 잘하도록 묘사되어 있다. 나는 120% 과몰입해서 눈물이 팡 터져버릴 정도로 매런과 리의 순정적인 사랑에 아주 깊이 이입했다 😭

 

 

 

본즈 앤 올에서 가장 이상하고 혐오스럽고 끔찍한 인물인 설리. 자기 자신을 3인칭으로 지칭하는 징그러운 아저씨.. ㅎㅎ

이동진 평론가님은 '설리라는 인물의 핵심이 무엇일까?' 라고 생각했을 때 이 영화가 첫사랑에 대한, 첫사랑을 다루는 영화라고 한다면 매런의 첫사랑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고 동시에 lee의 첫사랑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여기까진 당연) 그런데 어떻게 보면 설리의 첫사랑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고 😳😳😳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완전 띠용 ㅎㅎㅎㅎ 설리 아저씨의 뒤늦은 첫사랑... 그래 그랬던 거구나 그럴 수 있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사건이 일어나는 마지막 장면, 특히 매런이 리를 먹는 장면은 너무나 참혹하면서도 감동적이면서 슬펐다. 매런이 Lee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고 그리고 bones and all... 마침내 그의 모든 것을 먹는 행위를 매런과 리가 키스하고 또 매런이 리의 구멍 뚫린 폐에 입을 대며 로맨틱하게 암시했다.

이 행위는 매런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매런만이 해낼 수 있는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행위이기 때문에 참혹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장면이라고 이동진 평론가님이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파푸아뉴기니에서 20세기 초반 일부 부족이 장례 풍습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식들이 부모의 시신을 나눠 먹음으로써 부모의 사랑을 간직하고 마음속에 부모를 모신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 사람들에겐 그것이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숭고한 방법이라는 말까지 덧붙이셨다. 그냥 들으면 헉하는 이야기이지만 본즈 앤 올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면 왜인지 이해되기도...

마지막 장면이 너무 고어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보기 힘들기도 하지만 매런과 리의 사랑의 절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는 순간 마지막 장면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나온 노래가 너무 좋아서 영화가 끝나자마자 열심히 찾아봤는데 나오는 정보가 없어 왜 이렇게 정보가 없지 했는데 아직 영화가 개봉 전이었음. 마지막 장면 노래는 아마도 (You Made It Feel Like) Home인 것 같은데 노래 + 마지막 장면은 정말 최고였다. 또 봐야지.

 

 

 


*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본즈 앤 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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